고우석 경쟁자 “매일 TV 나와 죄송합니다” 잦은 등판 속 연일 호투, 성공적 ML 안착 중

‘고우석 경쟁자’ 마쓰이 유키(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메이저리그(MLB) 적응 속도가 무섭다. 본인마저 “매일 TV에 나온다”고 할 정도로 자주 등판하지만 무너지지 않는다.

마쓰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2024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7-7 동점이던 7회 말 팀의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무키 베츠를 상대한 마쓰이는 볼카운트 2-2에서 5구 만에 바깥쪽 스플리터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하지만 지난해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오타니 쇼헤이에게 가운데 스플리터를 던지다 우익수 쪽으로 향하는 2루타를 맞았다.

하지만 프레디 프리먼을 변화구로 뜬공을 유도한 마쓰이는 윌 스미스를 고의4구로 거른 후 맥스 먼시에게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을 잡아내며 이닝을 마감했다.

이날 마쓰이는 1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1.23에서 1.08로 내려갔다. 스플리터를 결정구로 사용하면서 슬라이더와 스위퍼를 섞어가며 타자들을 잡아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1.9마일(약 147.9㎞), 최고 92.9마일(약 149.5㎞)까지 마크했다.

극적으로 7회 초 동점을 만든 후 그 분위기를 마쓰이가 이어간 덕분일까, 샌디에이고는 연장 11회 승부 끝에 8-7로 승리하며 5할 승률을 맞췄다(8승 8패). 김하성 역시 2회 홈런으로 힘을 보탰다.

스포츠호치, 닛칸스포츠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마쓰이는 “등판 직전 타자들이 동점을 만들었고, 타순이 쉽지 않았다”며 “그래도 무실점으로 막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서울 시리즈 이후 처음으로 맞대결한 오타니에 대해서는 “스플리터가 치기 좋게 들어갔다”면서 “정말 좋은 타자다. 다음에는 막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 통산 236세이브를 거두며 최고의 마무리로 자리매김했던 마쓰이는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었다. 스프링캠프에서 고우석(26)과 마무리 자리를 두고 경쟁한 끝에 빅리그 로스터 진입을 확정했다. 허리 부상으로 캠프에서 나오지 못했던 적도 있었지만,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얻었다.

13일 경기까지 마쓰이는 9경기에 등판, 8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 무패 2홀드 평균자책점 1.08을 기록 중이다. 삼진이 4개로 많은 편은 아니지만, 피장타율 0.250으로 장타 허용을 막아내며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특히 팀이 치른 16경기 중 절반이 넘는 게임에 등판하는 투혼을 펼치고 있다. 이에 마쓰이는 “어쩐지 매일 TV에 나오는 것 같아 죄송하다. 계속 열심히 하겠다”는 농담을 던지며 기쁘게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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