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번지는 ‘노노 코리아’…”한국 다신 안가…日·中 갈 것”
최근 우리나라로 입국하는 태국인에 대한 입국 심사가 강화되면서, 태국에서 한국 여행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 11일 태국 소셜미디어(SNS)에서 ‘밴 코리아(Ban Korea·한국 금지)’라는 해시태그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한국으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해 항공료, 숙박료 등 거액을 손해 보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한국 여행 불매 운동이 번지고 있다.
해시태그는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SNS를 통해 퍼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실제 우리나라를 방문한 태국인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을 방문한 태국인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1만 9천명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한국에 온 태국인 관광객(57만2천명)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태국 방문객이 줄어든 주요 원인으로는 지난 2021년 9월 도입된 ‘K-ETA’제도가 꼽힌다. 이는 112개 무비자 입국 가능 국가 국적자가 현지에서 출발하기 전 홈페이지에 정보를 입력한 뒤 입국을 허가받는 제도다.
일부 태국인이 한국 관광 목적으로 입국하겠다고 한 뒤 불법 체류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지난해부터 태국 국적자에 대해 엄격한 심사가 이뤄졌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입국을 금지당했다는 이브 코케수완(42)은 “작년 한국에 입국하려다 거부당해 바로 방콕으로 돌아갔다”며 “더는 한국에 가고 싶지 않다. 지금까지 가장 스트레스가 큰 여행이었다. 매우 나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일부 태국인 사이에서는 K-ETA 절차를 거쳐 사전승인을 받았음에도 입국을 거부당해 금전적 손해가 크다는 경험담도 나오는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태국인들이 한국을 대신해 중국, 일본 등 대체 여행지를 찾고 있다고도 전했다.
중국과 일본은 태국인이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고, 일본의 엔화 약세 등으로 여행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해당 기사에 따르면 한국 관광업계는 태국 측 보이콧 운동의 영향을 실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매체는 “한국은 한국 대중문화 팬을 위한 새로운 비자를 발표해 주요 아시아 관광지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